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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모든 걸 공짜로 만드는 세상, 끝까지 살아남는 희소성은 단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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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모든 걸 공짜로 만드는 세상, 끝까지 살아남는 희소성은 단 하나입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꼽은 네 가지 희소 자산, 부동산과 에너지, 컴퓨팅, 비트코인 가운데 단서가 붙지 않은 절대 희소성과 화폐성을 동시에 갖춘 자산은 비트코인 하나뿐입니다. 부동산의 희소성은 조례와 기술, 그리고 인류가 어디까지 확장하느냐에 따라 움직이는 조건부 희소성이고, 에너지와 컴퓨팅은 쓰면 사라지는 소모재라 애초에 저장 수단이 될 수 없죠. 화성에 가도 2,100만 개, 로봇이 아무리 늘어도 2,100만 개. 발견으로도, 확장으로도, 정책으로도 늘지 않는 유일한 항목이 비트코인이라는 겁니다. 오늘은 이 결론이 왜 나오는지, 최신 발언과 데이터로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발언의 출처부터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지난 7월 16일 공개된 인도 최대 팟캐스트 '피플 바이 더블유티에프'에서 암스트롱은 진행자 니킬 카마트와 두 시간에 걸쳐 크립토 산업을 첫 원리부터 설명했는데요. 여기서 그는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것을 풍요롭게 만드는 세상에서 끝까지 희소한 것으로 부동산, 에너지, 컴퓨팅, 비트코인 네 가지를 꼽았고, 부동산을 두고 명백하게 희소하다는 이유로 '원조 비트코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절반은 맞는 통찰입니다. 한계비용이 0에 수렴하는 풍요의 시대에 가치를 담아둘 그릇은 결국 희소성뿐이니까요. 물 한 병이 공짜에 가까워질 때, 더 늘릴 수 없는 것만이 값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암스트롱 스스로 그 자리에서 단서를 달았다는 점입니다. 로봇이 늘면 부동산이 더 필요해지고,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가면 부동산은 더 이상 희소하지 않을 수 있다고요. 진행자 카마트도 대담 말미에 "땅은 유한하니 오를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을 향해 그 확실성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원조라는 왕관을 씌우는 순간, 그 왕관에 금이 가 있었던 셈이죠.

이제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첫째, 부동산의 희소성은 왜 조건부일까요. 도시경제학 실증연구가 그대로 보여줍니다. 미국 어반 인스티튜트의 올해 분석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용적을 상향한 업조닝 지역은 개혁 후 7년 안에 주거 유닛이 약 4% 늘었고, 허용 용적이 가장 크게 늘어난 필지는 8%까지 증가했으며, 업조닝 4년 만에 4,000세대가 추가로 공급됐습니다.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허용 용적률을 올리자 이후 5년에서 10년 사이 주거 공급이 약 9% 늘었다는 연구가 나왔고요. 무엇보다 뉴욕은 블룸버그 시장 시절 도시 전체 토지의 약 40%를 재조닝한 전례가 있습니다. 여기에 두바이는 사막 위에 도시를 세웠고, 싱가포르와 홍콩은 간척과 용적률 조정으로 공급을 늘려왔죠. 요컨대 부동산의 공급 곡선은 조례 개정, 즉 펜 한 자루로 움직입니다. 토지는 움직이지 않지만 경제적 의미의 부동산 공급은 계속 늘어난다는 겁니다. 위로 못 짓고, 밖으로 못 나가고, 용도지역을 안 바꾼다는 가정 위에 서 있는 희소성, 다시 말해 '아직 더 못 만들었을 뿐'인 희소성인 거죠.

둘째, 에너지와 컴퓨팅은 어떨까요. 이 대목이 특히 재미있는데, 암스트롱 본인의 최근 발언이 오히려 이 둘을 후보에서 탈락시킵니다. 그는 지난 6월, 지능에 대한 수요는 사실상 무한하지만 12개월에서 18개월 안에 인공지능 워크로드의 80%가 99% 저렴한 모델로 이동할 것이고, 병목은 더 나은 모델이 아니라 에너지와 컴퓨팅이 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7월에는 코인베이스가 프롬프트 라우팅과 캐싱, 저가 모델 전환으로 토큰 사용량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와중에도 인공지능 지출을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고 공개했죠. 이 이야기를 뒤집어 읽으면 이렇습니다. 에너지와 컴퓨팅은 병목이지 저장 수단이 아닙니다. 병목은 투자와 증설로 풀리는 대상이고, 실제로 모델 가격은 무어의 법칙보다 빠르게 무너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그 소비를 최적화해서 없애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지피유는 임대되고, 컴퓨팅 시간은 소비되고, 전력은 흘러가 버립니다. 쓰면 사라지고, 아끼면 줄어들고, 지으면 늘어나는 것. 저량이 아니라 흐름이라는 얘기죠. 세대를 넘어 구매력을 보존해야 하는 가치 저장소의 요건과는 처음부터 결이 다릅니다.

셋째,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무엇이 다를까요. 피델리티 디지털애셋의 올해 리포트는 2,100만 개 하드캡의 신뢰성 있는 집행과 사전에 프로그램된 공급 일정이 비트코인을 현존하는 가장 단단한 자산으로 만들며, 이것이 투자 논지 전체의 기초라고 못 박았습니다. 아크인베스트의 캐시 우드는 올해 전망에서 결정적인 대조를 내놨는데요. 2022년 10월 이후 금이 166% 랠리를 펼친 배경에는 연 1.8% 수준에 불과한 금의 공급 증가를 글로벌 부의 증가가 앞질렀다는 구조가 있고, 금 채굴업체는 가격이 오르면 증산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난이도 조절 알고리즘이 생산량을 묶어두는, 공급 탄력성이 완전한 0인 자산은 인류 역사상 비트코인이 처음입니다. 금의 연 1.8% 공급 증가조차 랠리의 발목을 잡는다면, 조례 하나로 도시의 40%를 재조닝할 수 있는 부동산의 공급 탄력성은 말할 것도 없겠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네 가지를 한 줄에 세워 놓고 물어야 합니다. 이 중 무엇이 돈인가. 경제학이 말하는 좋은 돈의 조건은 희소성 하나가 아니라 내구성, 이동성, 분할성, 검증 가능성까지 포함합니다. 부동산은 희소하지만 국경을 넘길 수 없고, 쪼개기 어렵고, 보유세와 취등록세라는 형태로 늘 과세의 시야 안에 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1억분의 1 단위인 사토시로 완벽하게 쪼개지고, 몇 분 안에 중개인 없이 국경을 넘으며, 열두 단어의 시드 구문만으로 수조 원의 가치를 지킬 수 있죠. 암스트롱 자신도 7월 초 미국 부채가 39조 달러를 넘긴 시점에 무제한 발행되는 법정화폐와 달리 비트코인은 희소한 공급 덕에 가치를 보존한다며, 2,100만 개 상한의 희소성과 탈중앙성이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닻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네 가지를 나열했지만 돈의 자리에 놓는 건 결국 하나뿐이라는 겁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가 교환수단 시장은 1조 달러지만 가치저장 시장은 100조 달러라며 비트코인을 금과 부동산보다 우월한 디지털 자산으로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실제로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는 지난해 전체 공급의 6.2%에 달했고, 그레이스케일은 미국 자문 자산의 0.5%도 배분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부채 증가와 화폐 가치 희석이 희소 자산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암스트롱의 '원조 비트코인'이라는 표현은 뒤집어 들어야 합니다. 부동산은 비트코인이 흉내 낸 원본이 아니라, 비트코인이 고쳐 쓴 초안에 가깝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희소한 것이 모두 가치 있는 게 아니라, 가치를 저장하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누구의 허락도 없이 전송할 수 있는 희소성만이 돈이 됩니다. 부동산은 희소한 자산이지만, 비트코인은 희소한 화폐입니다. 여러분이 희소성을 저장 수단으로 쥐려 하신다면, 물어볼 건 하나입니다. 그 희소성에는 단서가 붙어 있는가, 없는가.

본 콘텐츠는 특정 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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