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의 ARK, 또 한 번 '하락장 줍줍'… 코인베이스·스페이스X·서클에 255억 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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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우드의 ARK, 또 한 번 '하락장 줍줍'… 코인베이스·스페이스X·서클에 255억 원 베팅

시장이 흔들릴수록 더 사들이는 투자자가 있습니다. 바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입니다. 우드가 이끄는 ARK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금요일, 자사 상장지수펀드(ETF)들을 통해 코인베이스, 스페이스X, 서클, 불리쉬, 로빈후드 다섯 종목을 약 2,554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0억 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최근 암호화폐 관련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는 와중에 나온 매수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됩니다. 우드는 거시경제 불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가격이 빠진 자리를 기회로 보고 비중을 늘리는 특유의 역발상 전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규모로 사들인 종목은 단연 코인베이스였습니다. ARK는 대표 펀드인 ARK 이노베이션 ETF(ARKK)와 ARK 차세대 인터넷 ETF(ARKW), 그리고 ARK 핀테크 이노베이션 ETF(ARKF)를 통해 코인베이스 주식 6만 8,366주를 매입했습니다. 금요일 종가 149.06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019만 달러, 단일 종목으로는 이날 매수의 약 40%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코인베이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28% 넘게 빠졌지만, 우드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ARK가 코인베이스를 핵심 보유 종목으로 삼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토큰화된 실물자산(RWA) 시장에서의 주도권, 기관 투자자를 붙잡아 두는 강력한 수탁 사업, 그리고 단순 거래 수수료를 넘어 반복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레이어2 네트워크 '베이스(Base)'의 성장에 베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스페이스X였습니다. 불과 보름여 전인 6월 12일 나스닥에 'SPCX'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 일론 머스크의 회사입니다. ARK는 ARKK와 ARK 자율기술·로봇 ETF(ARKQ), ARKW, 그리고 ARK 우주탐사·혁신 ETF(ARKX)까지 네 개 펀드를 동원해 스페이스X 4만 5,728주를 사들였습니다. 종가 153.23달러 기준 약 701만 달러어치입니다. 사실 ARK의 스페이스X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상장 당일에만 수억 달러 규모를 사들였고, 상장 후 고점 대비 16% 넘게 주가가 빠지자 며칠 전에는 추가로 약 3,250만 달러, 21만 주를 더 담았습니다. 가격이 내려갈 때마다 보유 수량을 늘려온 셈입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로 잘 알려진 서클 인터넷 그룹입니다. ARK는 ARKK, ARKW, ARKF를 통해 서클 주식 7만 8,756주를 매입했습니다. 종가 73.57달러를 적용하면 약 579만 달러 규모입니다. 여기에 더해 가상자산 거래소 불리쉬와 증권·코인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에도 소규모 매수가 이어졌습니다. ARK는 종가 23.29달러 기준 불리쉬 5만 7,511주(약 134만 달러)와 종가 98.69달러 기준 로빈후드 1만 2,269주(약 121만 달러)를 각각 담았습니다.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트레이딩 플랫폼까지 암호화폐 생태계의 핵심 길목을 빠짐없이 사들인 모습입니다.

이번 매수가 더 인상적인 이유는, 단발성이 아니라 한 주 내내 이어진 공격적인 행보의 연장선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하루 전인 목요일, ARK는 이미 코인베이스 9,014주, 서클 9,264주, 불리쉬 9,136주, 로빈후드 3만 5,023주를 사들였습니다. 그날은 네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한 날이었습니다. 코인베이스가 5.06%, 서클이 3.06%, 로빈후드가 3.83% 빠졌고, 불리쉬는 6.77%로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떨어진 자리를 정확히 골라 담은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ARK는 이번 주 초에도 코인베이스 11만 1,799주, 약 1,800만 달러어치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 가지 기억해 둘 점이 있습니다. ARK의 ETF들은 개별 종목 비중을 펀드 전체 자산의 10% 이하로 제한하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가가 출렁일 때마다 이 한도를 지키기 위해 기계적으로 비중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즉, 이번 매수에는 우드의 확고한 투자 신념과 더불어, 비중을 맞추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격도 일부 섞여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 종목들은 빠지고 있고, 우드는 왜 이렇게 자신만만한 걸까요. 배경에는 거시경제를 둘러싼 팽팽한 시각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2% 올라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드는 듯합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이 상승의 60% 이상이 이란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쇼크 때문이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한 해 동안 23.5%, 휘발유는 무려 40.5% 치솟았죠. 반면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CPI는 2.9%에 그쳤고, 근원 상품 가격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습니다. 표면적 물가는 뜨거웠지만 그 아래 흐름은 생각보다 차분했다는 뜻입니다.

연준의 대응도 짚어야 합니다. 시장 일각의 '금리 인상' 우려와 달리, 연방준비제도는 6월 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습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의 뒤를 이은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의 첫 무대였습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열두 차례나 강조하며 인플레이션에 단호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 발언에 채권 금리가 들썩였고, 시장은 올해 한두 차례 '인하'를 기대하던 데서 '동결, 혹은 소폭 인상 가능성'으로 시각을 옮겼습니다. 다만 9월에 25bp 인상이 확정됐다는 식의 단정은 아직 이릅니다. 현재 시장은 다음 회의에서도 동결 가능성을 7할가량으로 더 높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캐시 우드는 정반대 베팅을 합니다. 우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도는 투자자 미팅에서 많은 시장 참여자가 인플레이션 고착과 추가 긴축을 두려워한다는 점에 오히려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그녀가 내미는 근거는 '단위 노동 비용'입니다. 생산성 향상 덕분에 단위 노동 비용 기준 물가 상승률이 이미 연 0.5%까지 내려왔다는 것입니다. 1분기 미국 생산성이 약 3% 늘고 시간당 임금이 약 3.5% 오른 점을 들며, 실질적인 내재 인플레이션은 0.5%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실시간 물가 지표인 트루플레이션을 인용해, 2022년 11%에 달했던 물가가 1.8%까지, 근원 지표는 1.4%까지 식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공식 통계가 생산성이 가져오는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는 것이 우드의 일관된 시각입니다. 그녀는 신임 워시 의장이 이런 흐름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내비쳤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ARK의 매수는 단순한 저가 매수를 넘어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시장의 공포만큼 무섭지 않으며, 가격이 빠진 혁신·암호화폐 관련주야말로 지금이 기회'라는 우드식 확신입니다. 물론 이 베팅이 옳은지는 시간이 증명할 것입니다. 에너지 가격, 노동 시장, 그리고 워시 체제의 행보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이 두려움에 휩싸여 매도 버튼을 누를 때, 한쪽에서는 묵묵히 사들이는 큰손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기억해 둘 만합니다.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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