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가 쥔 비트코인 15만 개, 115억 달러짜리 금고의 정체
분기마다 이익의 15%를 꼬박꼬박 넣는 공식, 폭락장에도 멈추지 않는 스테이블코인 거인의 저축법
스테이블코인 1위 발행사 테더가 준비금으로 비트코인 약 15만 개를 들고 있다고 주장해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오늘 시세인 7만 6천 달러대로 계산하면 약 11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5조 원이 넘습니다. 비트코인은 총 2,100만 개까지만 발행되는데, 그중 0.7% 남짓을 회사 하나가 쥐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엄청난 양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다만 숫자는 꼼꼼히 뜯어봐야 합니다. 회계법인 BDO가 확인한 3분기 인증 보고서에 찍힌 비트코인 평가액은 84억 달러로, 개수로 환산하면 10만 개 안팎입니다. 5만 개 가까운 차이가 어디서 나왔는지 회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테더가 그동안 자신들이 지원하는 비트코인 회사 트웬티원 캐피털로 1만 9,800개를 옮긴 이력이 있는 만큼, 그룹 전체 보유분까지 합친 숫자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부 안의 금고와 그룹 전체의 곳간은 나눠서 보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테더는 어떻게 이렇게 모았을까요. 비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2023년 5월부터 매 분기 순이익의 15%를 기계적으로 비트코인에 넣고 있습니다. 비쌀 땐 적게, 쌀 땐 많이 사지는 구조입니다. 수학적으로 같은 금액을 꾸준히 넣으면 평균 매입 단가는 그 기간의 평균 가격보다 낮아집니다. 조화평균이 산술평균보다 언제나 작거나 같다는 원리 덕분인데요, 쉽게 말하면 떨어질 때 더 많이 주워 담는 효과입니다. 실제로 테더의 평균 매입가는 개당 4만 9천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지금 시세로도 한 개당 2만 7천 달러 넘는 평가이익을 안고 있습니다.
그 돈은 어디서 나올까요. 테더는 사람들이 맡긴 달러로 미국 단기국채를 사서 이자를 받습니다. 3분기 기준 국채 보유 규모가 1,324억 달러로 웬만한 나라보다 많습니다. 이걸로 3분기에만 순영업이익 15억 달러, 올해 9개월 누적으로는 45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은행이 예금으로 이자를 버는 모습과 닮았지만, 테더는 코인을 가진 사람에게 이자를 주지 않으니 남는 몫이 훨씬 큽니다.
금고 구조를 층으로 나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1층은 국채와 현금성 자산, 2층은 금, 3층이 비트코인입니다. 귀금속만 191억 달러어치이고, 실물 금은 146톤을 넘겨 한국은행 보유량 104톤도 훌쩍 넘어섰습니다. 1층이 현금을 만들면 그 일부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물론 그림자도 있습니다. 3분기에 비트코인이 42.6% 뛰면서 테더의 초과 준비금은 41억 달러에서 79억 5천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불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가격이 빠질 때는 완충재도 얇아진다는 뜻입니다. 오늘만 해도 바이낸스 63억 달러 해킹 여파,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에서 하루 5억 달러 넘게 빠져나간 자금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은 7만 6천 달러대로 밀렸습니다. 9월 말 장부 가격 8만 3,621달러와 비교하면 벌써 8% 넘게 내려온 셈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테더의 비트코인 전략은 한 번에 크게 거는 도박이라기보다 이자 수익의 일부를 꾸준히 쌓는 거대한 적금에 가깝습니다. 달러 연동 코인 발행량이 약 1,840억 달러에서 제자리인데도 금고는 커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공개된 장부와 회사 주장 사이의 간극, 그리고 가격 변동이 준비금에 주는 압력은 앞으로도 분기마다 확인해야 할 숙제입니다.
※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손익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분기마다 이익의 15%를 꼬박꼬박 넣는 공식, 폭락장에도 멈추지 않는 스테이블코인 거인의 저축법
스테이블코인 1위 발행사 테더가 준비금으로 비트코인 약 15만 개를 들고 있다고 주장해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오늘 시세인 7만 6천 달러대로 계산하면 약 11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5조 원이 넘습니다. 비트코인은 총 2,100만 개까지만 발행되는데, 그중 0.7% 남짓을 회사 하나가 쥐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엄청난 양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다만 숫자는 꼼꼼히 뜯어봐야 합니다. 회계법인 BDO가 확인한 3분기 인증 보고서에 찍힌 비트코인 평가액은 84억 달러로, 개수로 환산하면 10만 개 안팎입니다. 5만 개 가까운 차이가 어디서 나왔는지 회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테더가 그동안 자신들이 지원하는 비트코인 회사 트웬티원 캐피털로 1만 9,800개를 옮긴 이력이 있는 만큼, 그룹 전체 보유분까지 합친 숫자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부 안의 금고와 그룹 전체의 곳간은 나눠서 보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테더는 어떻게 이렇게 모았을까요. 비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2023년 5월부터 매 분기 순이익의 15%를 기계적으로 비트코인에 넣고 있습니다. 비쌀 땐 적게, 쌀 땐 많이 사지는 구조입니다. 수학적으로 같은 금액을 꾸준히 넣으면 평균 매입 단가는 그 기간의 평균 가격보다 낮아집니다. 조화평균이 산술평균보다 언제나 작거나 같다는 원리 덕분인데요, 쉽게 말하면 떨어질 때 더 많이 주워 담는 효과입니다. 실제로 테더의 평균 매입가는 개당 4만 9천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지금 시세로도 한 개당 2만 7천 달러 넘는 평가이익을 안고 있습니다.
그 돈은 어디서 나올까요. 테더는 사람들이 맡긴 달러로 미국 단기국채를 사서 이자를 받습니다. 3분기 기준 국채 보유 규모가 1,324억 달러로 웬만한 나라보다 많습니다. 이걸로 3분기에만 순영업이익 15억 달러, 올해 9개월 누적으로는 45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은행이 예금으로 이자를 버는 모습과 닮았지만, 테더는 코인을 가진 사람에게 이자를 주지 않으니 남는 몫이 훨씬 큽니다.
금고 구조를 층으로 나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1층은 국채와 현금성 자산, 2층은 금, 3층이 비트코인입니다. 귀금속만 191억 달러어치이고, 실물 금은 146톤을 넘겨 한국은행 보유량 104톤도 훌쩍 넘어섰습니다. 1층이 현금을 만들면 그 일부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물론 그림자도 있습니다. 3분기에 비트코인이 42.6% 뛰면서 테더의 초과 준비금은 41억 달러에서 79억 5천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불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가격이 빠질 때는 완충재도 얇아진다는 뜻입니다. 오늘만 해도 바이낸스 63억 달러 해킹 여파,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에서 하루 5억 달러 넘게 빠져나간 자금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은 7만 6천 달러대로 밀렸습니다. 9월 말 장부 가격 8만 3,621달러와 비교하면 벌써 8% 넘게 내려온 셈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테더의 비트코인 전략은 한 번에 크게 거는 도박이라기보다 이자 수익의 일부를 꾸준히 쌓는 거대한 적금에 가깝습니다. 달러 연동 코인 발행량이 약 1,840억 달러에서 제자리인데도 금고는 커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공개된 장부와 회사 주장 사이의 간극, 그리고 가격 변동이 준비금에 주는 압력은 앞으로도 분기마다 확인해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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