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비트코인부터 시바이누까지 15종을 한 바구니에… 월가 최초 '액티브 멀티코인 ETF'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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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비트코인부터 시바이누까지 15종을 한 바구니에… 월가 최초 '액티브 멀티코인 ETF' 승인

오늘은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흐름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굵직한 소식 하나를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가 자산운용 명가로 꼽히는 티 로우 프라이스가 준비한 다중 코인 암호화폐 ETF의 상장 길을 열어줬습니다. 단순한 비트코인 펀드 하나가 더해진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 XRP와 솔라나, 그리고 도지코인과 시바이누까지 최대 열다섯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히 큽니다.

먼저 이번 결정의 정확한 성격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SEC가 6월 12일 내린 명령은 뉴욕증권거래소 아카, 즉 NYSE 아카의 규칙 변경안을 승인한 것입니다. 상품 기반 신탁 주식을 다루는 규칙 8.201-E를 근거로, 티 로우 프라이스 액티브 크립토 ETF를 상장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죠. 여기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승인은 거래소 상장 요건을 충족시킨 단계이지, 곧바로 거래가 시작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 거래 개시일은 발행사인 티 로우 프라이스가 등록서류 효력 발생과 초기 자본 마련 같은 출시 절차를 마무리한 뒤에야 정해집니다. 다만 가장 까다로운 관문 하나를 넘어선 만큼, 출시 단계에 바짝 다가섰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펀드의 정식 명칭은 티 로우 프라이스 액티브 크립토 ETF이고, 제안된 티커는 'TKNZ'입니다. 운용 규모로 보면 무게감이 확실히 다릅니다. 티 로우 프라이스는 약 1조 9,000억 달러를 굴리는 여든아홉 해 역사의 전통 운용사인데요, 이번이 이 회사의 첫 번째 암호화폐 펀드입니다.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대형 운용사가 직접 가상자산 상품을 들고 시장에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월가의 분위기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ETF가 기존 비트코인 ETF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액티브 운용' 방식이라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현물 ETF는 해당 자산을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구조죠. 그런데 이 상품은 FTSE 크립토 US 리스티드 인덱스를 벤치마크로 삼되, 그 지수를 단순히 복제하지 않습니다. SEC 명령서에 따르면 운용역이 적극적인 전략으로 지수를 능가하는 성과를 목표로 삼습니다.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다섯 개에서 열다섯 개 사이의 적격 자산을 담되, 상황에 따라 다섯 개 미만으로 줄이거나 열다섯 개를 넘길 수도 있습니다. 운용사가 시장 흐름을 보며 어떤 코인의 비중을 늘리고 줄일지 직접 판단하는 구조인데요, 비유하자면 '암호화폐판 ARKK'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하겠습니다. 다만 액티브 상품인 만큼 NYSE 아카는 추가 안전장치도 걸어뒀습니다. 운용역 직원과 관련 증권사 계열사 사이의 정보 차단, 이른바 방화벽 규칙이 적용되고, 포트폴리오 보유 현황이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동시에 공유되지 않을 경우 거래가 중단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코인들이 담기게 될까요. 적격 자산 목록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해 솔라나, XRP, 카르다노, 아발란체, 라이트코인, 폴카닷, 도지코인, 체인링크, 스텔라, 헤데라, 비트코인 캐시, 시바이누, 그리고 수이까지 모두 열다섯 종목이 올라 있습니다. 여기에 운영 자금 목적으로 현금과 현금성 자산, 일부 스테이블코인도 보유할 수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국내 투자자분들이 가장 주목하실 부분은 역시 XRP의 위상입니다. XRP는 단순히 목록에 이름만 올린 수준이 아닙니다. 펀드가 기준으로 삼는 FTSE 벤치마크의 3월 31일 스냅샷을 보면, 비트코인이 42.83퍼센트, 이더리움이 19.09퍼센트, 그다음이 XRP로 10.56퍼센트, 솔라나가 7.93퍼센트입니다. XRP가 비중에서 솔라나를 앞서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은 사실상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죠. 가장 보수적인 운용사 가운데 하나가 XRP를 상위 핵심 자산으로 편입했다는 점은, 월가가 XRP를 더 이상 변두리 알트코인이 아니라 기관 포트폴리오에 담을 만한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밈코인이 포함됐다는 점도 상당히 파격적입니다. 그동안 전통 금융기관들은 도지코인이나 시바이누 같은 밈코인을 상품에서 거의 배제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종목 모두 적격 자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월가가 '투자자 수요가 있는 자산이라면 상품화한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미국의 암호화폐 ETF 열풍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펀드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하나의 규제된 상품으로 대형 알트코인과 일부 밈코인까지 아우르는 길이 열렸다는 것은 분명한 확장입니다.

승인 시점의 자금 흐름도 함께 살펴봐야 입체적으로 이해됩니다. 최근 가상자산 ETF 시장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44억 달러를 넘는 기록적인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겪은 뒤 6월 초에야 그 흐름이 멈췄습니다. 그러다 6월 12일에는 약 8,590만 달러 순유입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 반등은 블랙록의 IBIT가 약 5,770만 달러를 끌어모으며 주도했습니다. 반면 이더리움 ETF는 같은 기간 자금 유출이 이어졌습니다. 그 와중에 XRP는 유독 돋보였습니다. 최근 주간 기준으로 주요 자산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하며 약 1,100만 달러가 들어왔고, 6월 12일 하루로 좁혀 보면 204만 달러가 유입됐습니다. XRP ETF는 지난해 말 리플과 SEC의 소송이 마무리된 뒤 출시돼, 누적 유입액이 약 14억 4,000만 달러, 순자산은 약 9억 7,800만 달러 수준까지 쌓였습니다. 다만 가격은 6월 12일 1.12달러 부근까지 밀리며 2026년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자금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가격은 약세인, 이른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조금 더 멀리서 흐름을 보면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2024년이 비트코인 ETF의 해였고, 2025년이 이더리움 ETF로 넓어진 해였다면, 2026년은 여러 자산을 한꺼번에 담는 멀티자산 ETF, 그리고 운용사가 직접 비중을 조절하는 액티브 ETF로 진화하는 국면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XRP 단독 현물 ETF나 솔라나 ETF, 나아가 스테이킹 수익을 더하는 수익형 상품으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실제로 이번 티 로우 프라이스 ETF도 스테이킹을 통한 수익 창출을 로드맵에 포함해 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펀드의 스폰서 운용 보수는 연 0.90퍼센트이며, 일부를 면제하는 수수료 면제 계약도 함께 체결돼 있습니다. NYSE 아카가 지난해 11월 규칙 변경안을 제출한 뒤 두 차례 수정을 거쳐 최종 승인에 이르렀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결국 이번 뉴스의 진짜 핵심은, SEC가 XRP를 포함한 다중 암호화폐 상품을 더 이상 특별한 예외로 취급하지 않기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예전에는 비트코인은 가능, 이더리움은 제한적 가능, XRP는 불확실이라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XRP, 솔라나가 하나의 기관용 상품 안에서 나란히 다뤄지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죠. 물론 액티브 상품인 만큼 운용사의 판단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가상자산 특유의 변동성과 규제 변화, 보관 리스크 같은 위험 요인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시장의 방향을 단정하기보다는, 제도권이 가상자산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한 단계 성숙해지고 있다는 큰 흐름 속에서 차분히 지켜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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