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드디어 '무기한 선물'을 제도권 안으로 들였습니다 — 크라켄·칼시·코인베이스 3파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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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드디어 '무기한 선물'을 제도권 안으로 들였습니다 — 크라켄·칼시·코인베이스 3파전의 시작

오늘은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소식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미국이 그동안 해외 거래소에만 맡겨 두었던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시장을, 2026년 5월 29일을 기점으로 자국 규제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내용입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26년은 미국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주도권을, 바이낸스·바이비트·하이퍼리퀴드 같은 해외 플랫폼에서 다시 가져오려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자, 그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무기한 선물'이 대체 뭘까요?

먼저 용어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무기한 선물, 영어로는 퍼페추얼 퓨처스(Perpetual Futures), 줄여서 '펌프'가 아니라 '퍼프(perp)'라고 부르는 이 상품은, 말 그대로 만기가 없는 선물 계약입니다.

일반적인 선물은 '3개월 뒤', '6개월 뒤' 같은 만기일이 정해져 있어서, 그때가 되면 계약을 정리하거나 다음 달로 넘기는 번거로운 작업, 이른바 '롤오버'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무기한 선물은 만기가 아예 없습니다. 포지션을 잡아 두면 끝없이 유지할 수 있죠.

대신 가격이 현물 시세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도록, 8시간마다 '펀딩 레이트'라는 수수료를 주고받는 구조로 균형을 맞춥니다.

이 상품이 왜 중요할까요?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의 대부분이 바로 이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무기한 선물 거래량은 60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칼시가 인용한 수치를 보면, 오프쇼어 무기한 거래량은 2023년 연 28조 달러에서 2025년 90조 달러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왜 미국에는 이 시장이 없었을까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무기한 선물은 레버리지가 강하고, 24시간 쉬지 않고 거래되며, 만기가 없어 청산 위험이 크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미국 규정상 사실상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국 투자자들은 진짜 무기한 선물을 거래하려면 바이낸스, 바이비트, 비트멕스, 그리고 최근 가장 뜨거운 하이퍼리퀴드 같은 해외 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부는 VPN을 켜거나 해외 법인을 거치는 우회 구조를 써야 했죠.

미국 입장에서는 '가장 큰 시장이 통째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고민이 있었던 겁니다.

모든 것이 바뀐 날, 2026년 5월 29일

바로 이 지점에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CFTC가 입장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5월 29일 하루에만 CFTC는 무려 네 가지 조치를 동시에 발표하며, 미국 내 무기한 계약 규제의 틀을 통째로 깔았습니다. 단순히 거래소 한 곳을 승인한 게 아니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첫째,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EX)가 제출한 BTCPERP 계약을 정식 승인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가격을 추종하고 만기가 없는, 미국 규제 거래소 최초의 '진짜'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입니다.

둘째, 앞으로 다른 거래소들이 무기한 계약을 상장할 때 어떻게 심사할지를 다룬 정책 성명을 냈습니다. 자산마다 특성이 다르니 개별 사례별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이죠.

셋째, 24시간 거래·청산·결제 운영에 관한 직원 권고를 발표했습니다. 암호화폐는 디지털 인프라와 글로벌 특성상 24시간 거래에 적합하다고 명시했습니다.

넷째, 코인베이스 파이낸셜 마켓을 위한 해석 서신과 무대응(no-action)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부분은 잠시 뒤에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짚어 드릴 중요한 맥락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비트노미얼이라는 거래소가 2025년 12월에 비슷한 상품 승인을 받은 적이 있긴 합니다. 다만 그 계약에는 25년이라는 만기 제한이 붙어 있었죠. 이번 칼시 BTCPERP는 그런 제한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만기 없는 진짜 무기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릅니다.

CFTC 위원장의 발언이 핵심입니다

이 변화의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마이크 셀리그(Mike Selig) CFTC 위원장의 발언입니다. 참고로 일부 기사에는 '마이클 셀리그'로 표기되기도 했는데, 정확한 이름은 마이크 셀리그입니다.

그는 이번 결정을 두고, 암호화폐 무기한 계약을 '미국의 감독, 미국의 기준, 미국의 법치주의' 아래에 두기 위한 역사적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쉽게 풀면 이런 메시지입니다. "거래는 어차피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하지 말고, 미국 안에서, 미국 규칙 아래에서 하자."

그럼 누가 뛰어들었나 — 3파전의 구도

이제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보겠습니다. 칼시, 코인베이스, 크라켄. 이 세 곳이 같은 흐름을 타고 거의 동시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칼시 — 가장 먼저 승인받은 의외의 주자

가장 흥미로운 곳이 칼시입니다.

원래 칼시는 예측시장 플랫폼이었습니다. 대선 당선 확률, 금리 인하 확률, 물가 발표 결과 같은 사건에 베팅하는 곳이었죠. 그런데 이제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까지 진출했습니다.

예측시장에서 출발해 파생상품 거래소로, 그리고 암호화폐 거래소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칼시는 한 달 안에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10여 종 이상의 다른 디지털 자산 무기한 계약을 추가하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코인베이스 — 데리비트를 활용한 우회로

코인베이스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CFTC 시장참여자국은 코인베이스 파이낸셜 마켓에 '스태프 서신 26-17'을 발행해, 두바이 규제 당국(VARA)의 감독을 받는 데리비트(Deribit FZE)에 상장된 무기한 계약을 '해외 선물(foreign futures)'로 분류할 수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덕분에 코인베이스는 자사의 버뮤다 계열 브로커를 통해 미국 고객을 데리비트 무기한 상품에 연결할 수 있게 됐고, 고객은 비트코인과 이더를 증거금 담보로 예치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우회 구조를 써야 했던 것을, 규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빠른 길을 연 셈입니다.

크라켄 — 라이선스를 통째로 사 버린 회사

그렇다면 크라켄은 어떨까요?

"왜 크라켄이 갑자기 무기한 선물에 뛰어들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준비는 이미 끝나 있었습니다.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는 비트노미얼(Bitnomial)을 최대 5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현금·주식으로 인수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정정해 드릴 점이 있습니다. 일부 기사에는 이 인수가 '5월에 완료'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페이워드가 인수를 발표·합의한 것은 2026년 4월 17일입니다.

비트노미얼이 특별한 이유는, 거래소(DCM), 청산소(DCO), 중개업(FCM)에 필요한 CFTC 라이선스를 모두 갖춘 보기 드문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즉 크라켄은 '허가를 받으려고 노력하는 회사'가 아니라, '이미 허가를 가진 회사를 통째로 사들인 회사'인 셈이죠.

크라켄은 자격을 갖춘 미국 고객이 크라켄 프로(Kraken Pro) 한 화면에서 현물, 마진, CME 선물, 그리고 무기한 선물까지 모두 거래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무기한 상품은 CFTC 등록 중개업체인 닌자트레이더 클리어링, 상호명 '크라켄 데리버티브스 US'를 통해 제공되고, 비트노미얼 거래소의 규칙을 따릅니다.

초기 제공 자산도 넓습니다.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 솔라나, XRP, 카르다노, 체인링크, 도지코인, 라이트코인, 아발란체 같은 주요 코인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사실상 '미국판 바이낸스 전략'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이 하나 있습니다. 크라켄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일요일 오전 기준으로 비트노미얼의 공개 CFTC 서류에는 구체적인 비트코인 무기한 계약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즉 '30일 내 출시 예상'은 어디까지나 서류·승인 단계이며, 실제 상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하이퍼리퀴드에는 호재일까요, 악재일까요?

여기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무기한 선물 시장의 절대 강자, 하이퍼리퀴드는 어떻게 될까요?

먼저 그 규모부터 보겠습니다. 2026년 5월 말 기준 하이퍼리퀴드의 무기한 거래량은 5,861억 2천만 달러에 달했고, 파생상품 총 미결제약정도 약 6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죠.

단기적으로는 '미국 규제 거래소가 등장하면 하이퍼리퀴드가 위협받는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CFTC 조치는 오프쇼어의 거센 혁신 압력에 맞서 규제권이 벌이는 '온쇼어 방어전'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반대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미국이 무기한 선물을 공식 허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상품이 제도권에 편입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키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XRP와 알트코인에는 어떤 의미일까요?

투자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일 텐데요.

핵심은 '비트코인은 시작점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크라켄의 초기 제공 자산 목록에 이미 이더리움, 솔라나, XRP, 체인링크, 카르다노 등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 줍니다.

만약 미국 규제 무기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면, 그다음 단계는 주요 알트코인들의 무기한 선물 승인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기관 자금 유입, 헤지 시장 확대, 유동성 증가, 나아가 현물 시장과 ETF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흐름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며,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구분해 주셔야 합니다.

앞으로 무엇을 지켜봐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체크포인트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크라켄이 예고대로 30일 안에 실제 출시를 하는지입니다. 둘째, 칼시가 승인 이후 실제 유동성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입니다. 승인은 받았어도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죠. 셋째, 코인베이스의 데리비트 연결을 통해 기관 자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입니다. 넷째, 비트코인 이후 이더리움, XRP, 솔라나 같은 추가 자산의 무기한 계약이 승인되는지입니다.

마무리하며

오늘 소식의 본질은, 단순히 크라켄이 신상품 하나를 내놓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사실상 해외 거래소에 내주었던 무기한 선물 시장을, 2026년부터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진짜 핵심입니다.

칼시의 BTCPERP 승인, 코인베이스와 데리비트의 연결, 그리고 크라켄과 비트노미얼의 인수. 이 세 가지는 따로 보면 별개의 뉴스처럼 보이지만, 큰 그림에서는 '미국이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전략'으로 한데 묶입니다.

물론 모든 것은 '실행'에 달려 있습니다. 승인과 서류 제출이 실제 시장의 유동성으로 이어질지가 진짜 관건이죠. 새로운 소식, 실제 출시일이나 신규 계약 상장 같은 업데이트가 나오면 다시 정리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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