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디지털 에셋 "첫해 100만 BTC 흡수", 비트코인이 채권시장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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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디지털 에셋 "첫해 100만 BTC 흡수", 비트코인이 채권시장 문을 두드린다

현물 ETP 88만 개와 영구 우선주 13만 개, 채굴량의 몇 배를 삼킨 두 통로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숫자 하나 들고 왔습니다. 100만 개입니다. 미국 보스턴의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2018년 세운 디지털 자산 자회사, 피델리티 디지털 에셋이 10월 20일 보고서를 냈는데요. 비트코인을 사들인 두 통로가 각각 첫해 남짓한 기간에 모은 물량을 합치면 100만 BTC를 넘는다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통로는 2024년 1월 출범해 첫해에 888,185 BTC를 모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입니다. 두 번째는 비트코인 특화 영구 우선주로, 10월 5일 기준 135,979 BTC의 매수 자금을 댔습니다. 둘을 더하면 1,024,164개, 최대 발행량 2,100만 개의 약 4.9%입니다.

영구 우선주가 뭘까요. 만기 없이 이자를 주는 주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회사가 정해진 배당을 약속하고 달러를 모은 뒤, 그 돈을 곧바로 거래소와 장외시장에서 비트코인 사는 데 씁니다. 이 모델은 2025년 7월 첫 상품을 낸 스트래티지에서 시작됐고, 피델리티는 스트래티지와 함께 스트라이브를 이 구조의 개척자로 꼽았습니다. 피델리티의 잭 웨인라이트 연구원은 비트코인 상승률이 배당 비용을 앞질러야만 이 전략이 굴러간다고 짚었습니다. 할아버지 세대가 사던 채권형 상품에 디지털 금이라는 엔진을 단 셈이죠.

속도는 더 놀랍습니다. 3월 2만 2천 개, 4월 4만 8천 개 넘게 샀고 4월엔 한 주에만 3만 개 가까이 샀습니다. 5월에도 2만 5천 개 가까이 더해 석 달 동안 70억 달러 넘게 조달했습니다. 여기서 과학 시간입니다. 2024년 반감기 뒤로 비트코인은 10분에 3.125개, 하루 약 450개, 한 달에 약 1만 3,500개가 새로 생깁니다. 석 달간 우선주 매수가 월평균 3만 2천 개였으니 새로 캐낸 물량의 2.3배를 삼킨 겁니다. 현물 상장지수상품의 첫해 물량도 같은 기간 채굴량의 약 4배였습니다. 공급은 코드로 묶여 있는데 수요 곡선만 오른쪽으로 밀려나는, 경제학 교과서 그대로의 장면입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스트래티지는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811 BTC를 6,550만 달러에 샀고, 11월 1일 기준 849,327 BTC를 보유 중입니다. 평균 매입단가는 75,451달러입니다. 11월 3일 비트코인은 77,114달러로 평균단가보다 약 2.2% 높았고, 배당과 이자를 대려고 47억 9천만 달러의 달러 비상금을 쌓아 두었습니다. 그림자도 있습니다. 8월에는 비트코인을 팔아 스트레치 우선주를 1억 860만 달러어치 되사기도 했고, 우선주 배당은 비트코인 값이 떨어져도 멈추지 않습니다.

상장지수펀드 쪽은 서늘합니다. 11월 2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에서 3억 9,860만 달러가 순유출됐고, 피델리티 상품엔 670만 달러가 들어온 반면 블랙록 상품에선 4억 530만 달러가 빠졌습니다. 반대 신호도 있습니다. JP모건이 장기 전망에 비트코인을 처음 넣고 연 10% 수익률을 제시했고, 모건스탠리는 4월 업계 최저 수수료 0.14%로 비트코인 상품을 내놨습니다.

피델리티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높은 수익을 주는 비트코인 연계 채권형 상품의 수요가 확인됐고, 이 시장은 아직 거의 손대지 않은 광맥이라는 겁니다. 세계 채권시장은 100조 달러가 넘는 바다입니다. 그 바다에서 비트코인으로 이어지는 수도관이 이제 막 하나 뚫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수도관은 물을 거꾸로 빼낼 수도 있습니다. 숫자 앞에서 흥분보다 냉정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고,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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