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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보유 기관 2,000개 사상 최다, 보유량은 17% 줄었는데, 왜 이게 강세 신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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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보유 기관 2,000개 사상 최다, 보유량은 17% 줄었는데, 왜 이게 강세 신호일까요?

2026년 1분기 미국 SEC 13F 공시에서 비트코인 보유를 신고한 기관 투자자는 약 2,000곳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기관들의 총 보유량은 31만 3,000 BTC에서 26만 1,000 BTC로 17% 줄었습니다. 기관 수는 역대 최다인데 보유량은 역대급으로 감소한, 언뜻 보면 모순처럼 보이는 두 숫자죠. 하지만 코인셰어즈가 이 데이터를 투자자 유형별로 분해한 결과, 답은 명확했습니다. 기관이 비트코인을 떠난 게 아니라, 비트코인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단기 차익을 노리던 헤지펀드와 브로커, 이른바 '관광객'들이 나간 자리를 은행과 정부, 국부펀드, 보험사 같은 '인내 자본'이 조용히 채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손바뀜의 실체를 숫자로 하나하나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전체 그림부터 보겠습니다. 코인셰어즈 애널리스트 매트 킴멜이 6월 초 발표한 13F 분석에 따르면, 1분기 동안 전문 투자자들은 약 5만 2,500 BTC를 줄였습니다. 달러 가치로는 35% 감소한 178억 달러가 남았고,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자산에서 13F 보고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도 24.7%에서 20.8%로 축소됐습니다. ETF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 감소입니다. 배경도 짚어야겠죠. 비트코인은 1분기에만 22% 하락해 6만 8,000달러 부근에서 분기를 마감했고, 한때 6만 달러 밑으로도 밀렸습니다. 2025년 10월 사상 최고가 12만 6,000달러에서 약 50% 조정을 받은 구간이었고, 온체인 실현 손실은 2023년 7월 이후 최대, 심리 지표는 역사적 저점이었습니다. 즉 지금 보시는 데이터는 반토막 폭락장 한가운데서 누가 팔고 누가 샀는지를 보여주는, 그야말로 진심이 드러나는 성적표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판 쪽은 누구였을까요. 매도는 극단적으로 집중돼 있었습니다. 헤지펀드가 분기 만에 39%, 브로커리지가 53%를 줄였고, 이 두 그룹이 전체 감소분의 95%를 차지했습니다. 헤지펀드의 매도는 방향성 확신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였습니다. 펀딩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현물 매수와 선물 매도를 동시에 잡는 베이시스 트레이드의 수익성이 사라지자, 포지션을 기계적으로 청산한 겁니다. 브로커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인스트리트는 1만 800 BTC를 줄였는데, 자금 유출로 시작된 분기에 ETF 마켓메이커가 환매 물량에 대응하며 재고를 조정하는 전형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실제로 제인스트리트는 블랙록의 IBIT를 71%, 피델리티의 FBTC를 60% 줄이면서도 이더리움 ETF는 오히려 늘렸습니다. 이탈이 아니라 로테이션이었다는 뜻이죠.

그리고 여기, 이번 공시의 가장 흥미로운 반전이 있습니다. 최대 매도자로 보이는 모건스탠리입니다. 모건스탠리는 8,300 BTC 포지션을 전량 청산했는데, 코인셰어즈는 이를 4월에 출시된 모건스탠리 자체 비트코인 ETF, MSBT와 관련된 움직임으로 해석했습니다. MSBT는 아직 13F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겉보기에 비트코인을 전부 던진 것처럼 보이는 모건스탠리는, 사실 남의 ETF에서 자기 ETF로 갈아타는 중이라는 겁니다. 심지어 모건스탠리는 2026년 상반기 중 이트레이드 플랫폼에서 비트코인 직접 거래까지 출시할 계획입니다. 통계상 '매도'로 잡힌 물량조차 실제로는 시장을 떠난 게 아니었던 셈이죠.

이제 산 쪽을 보겠습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은행입니다. 은행권은 1분기에 7,800 BTC를 추가해 보유량을 1만 5,200 BTC로 두 배 이상 늘렸고,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수준입니다. 실명으로 확인해 보면 JP모건체이스가 약 3,000 BTC를 추가하며 IBIT 보유량을 분기 만에 174% 늘렸고, 웰스파고는 약 4,000 BTC를 더해 1년 전 2,600만 달러였던 비트코인 ETF 투자를 1억 6,000만 달러 이상으로 키웠습니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 인테사 산파올로는 1,600 BTC로 신규 진입했고, 미국 3대 은행 씨티그룹은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비트코인 보유를 공시했습니다. 97 BTC라는 규모 자체는 작습니다. 하지만 씨티는 지난 2~3년간 조용히 크립토 인프라를 구축해 왔고 2026년 커스터디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첫 공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여기에 골드만삭스는 약 11억 달러의 비트코인 ETF 노출을 공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 웰스파고 등 대형 자산관리 플랫폼들은 소속 어드바이저가 고객 포트폴리오에 1~5% 수준의 비트코인 배분을 권할 수 있도록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은행이 자기 계정으로 사는 동시에, 고객 자금이 들어올 파이프라인까지 깔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부 자금도 움직였습니다. 정부 관련 보유는 1,100 BTC 늘었는데, 전량이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매수였습니다. 이로써 국부 보유량은 8,300 BTC가 됐고, 무바달라의 IBIT 지분은 16% 늘어 3월 말 기준 약 5억 6,600만 달러 규모입니다. 2024년 말부터 분기마다 끊김 없이 이어진 매집 행진이고, 무바달라 산하 기관은 비트코인을 금에 견주며 '장기 분산 전략'이라 불러 왔습니다. 국부펀드의 투자 시계는 30년에서 50년입니다. 몇 달 단위로 사고파는 헤지펀드와는 애초에 다른 종류의 돈이죠. 인내 자본이라는 표현에 이보다 잘 맞는 주체는 없습니다. 사모펀드도 보유를 분기 대비 24%, 1년 대비 124% 늘렸고, 보험사와 패밀리오피스 역시 각각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코인셰어즈가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데이터포인트로 꼽은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투자자문사, 어드바이저의 버티기입니다. 어드바이저는 13F 비트코인 보유의 약 58%를 차지하는 최대 그룹인데, 반토막 폭락장에서 고작 5.9%, 9,400 BTC만 줄이며 15만 300 BTC를 지켰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20% 늘어난 수준이고, 이번 분기에도 159곳의 어드바이저가 새로 진입했습니다. 개인 고객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이들이 50% 하락에도 팔지 않았다는 것은, 비트코인이 이미 '급등하면 타고 급락하면 던지는 자산'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상수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반례처럼 보이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하버드대 기금이 IBIT를 43% 줄였다는 소식이죠. 하지만 대학기금 전체를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브라운대는 IBIT 21만 2,500주를 그대로 유지했고, 다트머스는 솔라나 스테이킹 ETF를 새로 편입하며 오히려 노출을 넓혔으며, 에모리대는 IBIT를 정리하는 대신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로 갈아탔습니다. 하버드조차 약 1억 1,700만 달러의 비트코인 노출은 유지하고 있어, 완전 철수가 아닌 리밸런싱으로 해석됩니다.

한 가지 더 기억하실 점은, 13F가 기관 수요의 하한선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체 수탁으로 직접 보유한 비트코인은 13F 대상이 아니라 통계에 아예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기관들이 5만 BTC 이상을 던진 1분기에 ETF 전체 보유량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리테일과 비보고 자금의 수요가 대형 기관의 매도를 전부 흡수했다는 뜻입니다. 1년 기준으로 13F 보유량이 2.7% 늘어나는 동안 비13F 보유자는 16% 성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신 흐름입니다. 손바뀜이 마무리되자 자금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7월 초 미국 비트코인 ETF는 3일간 5억 1,000만 달러 유입으로 27억 3,000만 달러 규모의 10일 연속 유출을 끝냈고, 7월 10일 마감 주간의 순유입은 8주 연속 유출 행진마저 끊었습니다. 특히 블랙록 IBIT가 하루 2억 900만 달러 유입을 주도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반등과 진짜 바닥을 가르는 핵심 기관 시그널로 봅니다. 최근 2주간 누적 2억 7,300만 달러가 들어왔고, 비트코인은 6만 4,000달러 위를 회복하며 연중 저점 대비 12%가량 올라섰습니다. 씨티그룹 리서치에 따르면 ETF 순유입 1억 달러당 당일 비트코인 가격이 약 0.53%포인트 상승하는 상관관계가 있으니, 자금 흐름의 방향 전환은 그 자체로 가격 재료입니다. 다만 최근 유입 규모가 직전 80억 달러대 유출에 비하면 아직 작아, 강한 복귀를 선언하기보다는 바닥 확인이 진행 중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겠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사상 최다 2,000개 기관이 비트코인을 보유한 가운데, 폭락장에서 판 것은 베이시스가 무너진 헤지펀드와 재고를 조정한 마켓메이커, 그리고 자기 ETF로 갈아탄 모건스탠리였습니다. 산 것은 1년 만에 4배가 된 은행들과 30년을 보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보험사와 사모펀드였고, 최대 보유 그룹인 어드바이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마이너스 17%의 안쪽에서는, 비트코인의 소유 구조가 단기 투기 자본에서 장기 배분 자본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던 겁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손바뀜은 하락장의 끝자락에서 나타났습니다. 다음 분기 13F가 이 그림을 확인해 줄지, 함께 지켜보시죠.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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